여름캠프와 양육 패닉-뉴요커 기사

양육 패닉은 대부분 중상위층의 일이다. 가난한 양육의 경우에는 뉴스거리도 되지 못한다. 달튼(1년 학비만 7천만원인 뉴욕의 명문학교)에서 하버드, 그리고 골드만 삭스까지 이어지는 열차는 지금도 달리고 있다. 상류층이 되려는 중산층에게는 ‘낙오의 두려움’이라는 게 있다.

만7세인 내 딸 프랭키는 곧 시작하는 여름 캠프에 가게된다. 하루에 여서일곱시간을 보내다 오는 곳이다. 우리는 거기서 아이가 안전한 곳에서 영적으로도 성취가 있고 또 시간을 즐겁게 보내는 방법 같은 것도 배워오길 바란다. 하지만 동시에, 우리는 우정, 자연, 드넓은 지평선에 대한 이야기를 사려고 안달난 구매자이기도 하다. 베이 지역에 있는 다른 부유한 부모들도 비슷하게 느낄 것이다.

여름캠프는 3.5조 달러 규모의 산업으로 발전했다. 미국 가정의 절반 이상이 맞벌이이고 2/3은 두 자녀 맞벌이 가정이다. 사실, 우리 부모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사태는 아이가 두뇌를 최고조로 발달시키지 못할까봐가 아니라 한 두 주 아이를 아무데도 못 보내서 우리의 삶이 파탄나버리는 것이다.

여름캠프의 역사는 이러하다. 여름캠프는 19세기에 도시 남아들을 위해 만들어졌다. 이는 아이들이 맑은 공기를 마시고 남성성을 다시 배우고 자연에 있는 것의 혜택을 누리길 바래서였다.

미국에서 이십 세기를 보내본 사람이라면 누구든 자유로운 분위기의 여름캠프나 듀크대에서 하는 대학선행학습 캠프에 참가해본 경험이 있을 것이다. 19세기에 목가적인 캠프 경험이 팔렸던 것과 마찬가지로 이런 프로그램들은 중상류층들이 자신의 자녀가 또래 친구보다 좀 더 나은 성적을 받아오길 바래서 캠프에 참가시킨 것이다. 19세기나 20세기나 핵심은 이것이다. 부모들이 자기 아이를 또래 친구와는 다른 특별한 경험을 하고 더 나은 학업성취를 보이게 하려고 캠프에 참가시켜왔다는 것이다.

의미있는 경험과 발달을 모두 경험하기를 바라지만 사실 캠프에서는 그 둘을 완벽히 조합한 프로그램을 찾기 어려웠고, 프랭키와 나는 그저 빚만 잔뜩 쌓아올리는 것 같은 느낌만 받았다. 진상은 이렇다는 걸 잘 알기에 나는 그럼 캠프에 내 딸을 굳이 보내고 싶지 않다. 사실은 우리 부모들이 단 한 주라도 시간내서 아이들에게 진짜 경험일 만한 것을 계획할 생각조차 없다는 것이다.

여하튼 진실은 아이들은 결국 부모의 계급 특권을 그대로 이어받는다는 것이고 내 아이는 하버드에 갈 일이 없다는 사실이다. 그렇지만 이렇게 캠프에 대해 고찰해보는 것이 오늘날 끝없는 양육 패닉의 실체를 알아채는데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 나는 프랭키가 왜 또다시 그 많은 여름 캠프에 가야하는지 알 수가 없다. 왜 프랭키는 두 세 주라도 아무런 계획없이 그냥 퍼질러 있으면 안되는지도 나는 모른다. 혹자는 그 모든 캠프들을 보내야할 이유들을 설명하려들겠지만, 내겐 안 통한다. 다만 우리 둘이 통하는 게 있다면, 그건 우리가 알면서도 변할 방법을 몰라 그저 하던대로 하게될 것이라는 사실이다.

by Jay K. Kang

사진-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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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나 한국이나 중산층이 겪는 고민은 똑같다. 아이를 상류층으로 보내고 싶어하면서, 한편으로는 하류층으로 전락할까 두려운, 그런데 실상은 아이는 명문대갈 실력도 아니라는 사실 말이다. 우린 모두 다 진실을 알면서도 아이에게 막대한 돈을 들여 값비싼 여름 경험을 하게 해 준다. 왜? 그러지 않으면 아이가 집에서 놀 것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러면 안 되는가? 꼭 효과도 불확실한 일에 돈을 쓰고 싶은가?

‘그러면 안되는가?’가 통찰을 준다. 우리는 우리 자녀들에게 자유시간을 주기를 두려워 한다. 특히 모두가 경쟁적으로 무언가를 하게 되는 학령기가 되면 더욱 그렇다. 그대로 놔두면 불량청소년의 길로 빠진다고 염려한다. 하지만 과연 그럴까? 부모가 어떻게 자유시간을 보내는지를 잘 보고 배운 아이라면 그걸 그대로 하지 않을까?

나는 이렇게 자유스럽게 아이를 키우고 싶지만, peer pressure, 동류압박 때문에, 아이는 심심하고 지루하다면서 친구들 만나러 학원에 다니고 싶어할지도 모르겠다. 그렇다면 뭐가 진실일까? 뭔가 나아지겠지, 큰 걸 배우겠지 하는 허상? 지루할 자유? 글쎄, 여하튼 흔들리지 않는 진실은 하나 있다. 그건 바로 우리가 아이랑 그 많은 자유시간을 함께 보낼 수 없다는 것이다. 그것이 직장이든, 개인 에너지의 문제든. 그렇다면 여름 캠프(여름방학특강?)는 필요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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