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날 미국식 양육법’이라는 퓨 리서치 센터의 설문조사(2023)다.
위의 기사를 요약하고 한국 현실을 고려해서 글을 써보았다.
- 정신 건강의 중요성
응답자 중 76%가 부모의 양육 관심사 중 ‘정신건강’ 즉, 불안이나 우울 장애로 고생하는 것이 걱정된다고 대답했으며 40%는 매우 걱정된다고 답함.
그 다음이 친구들에게 괴롭힘 당하는 것이 74%, 납치나 유괴가 59%, 마약이나 음주가 53%로 뒤를 이었다.
- 밀레니얼 부모들이 받는 육아 조언들이 아무래도 현대 미국 아동심리학의 영향이 크다보니, 아이가 상처를 받으면 안되고, 뭐든지 다 설명해줘야 하고, 항상 친절하게 대해야 하고, 등등 해야할 것과 하지 말아야할 것들이 너무나 많다. (디애틀랜틱 관련기사: 오늘날 미국의 부모들이 어떤 양육 조언도 충분하다 여기지 못하는 이유) 그 중 많은 조언들이 아이들이 받는 상처, 정신건강에 대한 것들이 많다. 2020년대의 육아 트렌드가 바로 ‘정신건강’이라고 할 만하다. 이것은 하나의 현상이다. 과거 이상구 박사, 구성애의 아우성 등 유명 강사들이 한 시대를 풍미해서 우리 머리속에 ‘해야한다/하지말아야한다’의 영역에 한 줄씩을 차지하고 있는 것과 같다. 한국의 오은영 박사의 육아 조언도 현대 미국의 경향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듯 하다.
2. 자녀가 성인이 될때 부모가 기대하는 것
98%가 재정적 독립, 98%가 자신이 좋아하는 커리어나 일을 하는 것, 대학 학위 따기는 73%로 다음을 이었다.
한국은 반대로 대학입학이 가장 중요하고 재정적 독립은 아마 뒤에 순위에 오지 않을까 싶다. 미국 부모들의 41%는 자녀가 결혼해서 아이를 가지기를 원하는데, 아마 이것도 한국이 더 높지 않을까 싶다.
- 인종별 차이도 있어서 아시안 부모의 70%가 대학 진학이 중요하다고 답한데 반해 29%의 백인 부모들만이 그렇다고 답했다. 아마도 백인 부모들은 꼭 대학 아니더라도 괜찮은 일자리가 많이 열려있는 백인들의 상황에서 대학 진학이 별로 중요하지 않다고 대답한 듯 하다. 반면 대부분이 이민자인 아시안 부모들은 미국 사회에서 주류로 빨리 정착하는 방법은 오직 학위 밖에 없다고 느끼는 경우가 많다.
3. 양육의 어려움
부모의 62%가 생각했던 거보다 양육이 어렵다고 답했고 그중 26%는 매우 어렵다고 답했다. 아버지의 20%가 그렇다고 답한 반면, 엄마의 30%가 그렇다고 답했다.
자신이 부모로서 잘하고 있다 대답한 비율은 64%, 정말 잘한다가 32%나 되고, 4%만이 잘 못한다고 대답했다. 이건 소득상위 흑인과 백인 부모일수록 잘한다고 대답한 비율이 높았다.
- 역시 돈이 있으면 돈으로 해주는 것으로 육아를 잘 한다고 ‘자본주의적’으로 생각할 가능성이 많다. 특히 미국의 경우에는 더욱 그렇다. 하지만 많은 돈을 들여 많은 경험과 강의, 좋은 교육 등을 경험하게 해 주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부모의 깊고 세밀한 관심이다. 부하든 가난하든, 이것을 대체할 수 있는 것은 없다.
4. 양육이 가장 중요한 일인가
30%가 가장 중요하다 했고 57%는 중요한 일 중 하나라고 답했다. 엄마가(35%) 아빠(24%)보다 그렇다고 대답할 확률이 높았다. 특이한 것은 인종별 차이인데, 흑인과 히스패닉 부모의 많은 수가 ‘가장 중요한 일’이라고 답한데 반해 백인과 아시아인 부모의 많은 수는 ‘여러 중요한 일 중 하나’라고 답했다는 점이다.
5. 양육 스타일
45%가 과잉보호적이라고 답했다. 20%는 지나치게 많은 자유를 준다고 답했다. 35%는 너무 쉽게 아이에게 져버린다고 답한 반면 30%는 원칙을 고수한다고 말했다. 26%는 지나치게 많이 칭찬한다고 말했고, 20%는 지나치게 비판적이라고 답했다. 30%는 아이를 충분히 푸시하지 않는다고 말했고 25%는 지나치게 푸시한다고 말했다.
남녀 차이가 유의미 하다. 엄마의 51%가 과잉보호적이라 답한 반면, 아빠의 38%만이 그렇다고 답했다. 아빠(24%)는 엄마(26%)보다 더 많이 자신이 아이에게 지나친 자유를 주고 있다고 답했다. 엄마의 40%, 아빠의 27%는 쉽게 아이에게 굴복한다고 말했다. 아빠의 36%, 엄마의 24%는 원칙을 지나치게 고수한다고 답했다.
- 현대 양육 흐름 때문에 아이를 과잉보호하는 경향으로 흐르고 있음을 부모들도 자각하고 있다. 성별차이는 보통의 관념을 그대로 반영하고 있다. ‘엄부자모’라는 오래된 고사성어가 아직 살아있다.
6. 자신의 피양육 경험과 동질? 이질?적으로 키우는지
아빠의 47%가 동질적으로 배운대로 한다고 한 반면, 엄마의 40%만이 그렇다고 말했다. 48%의 엄마들이 배운대로 하지 않는다(이질)고 답했다. 물론 40%의 다른 엄마들은 배운대로 동질적으로 키운다고도 답했다.
백인 절반(49%)가 동질양육, 흑인의 42%, 37%의 아시안 부모들, 32%의 히스패닉 부모들이 그같이 한다고 답했다. 상위소득 백인부모의 51%가 동질양육을 택하고 중산층의 46%, 저소득층의 35%가 그렇다고 답했다.
- 만일 자신의 양육스타일이 배우자와 달라서 자주 싸운다면, 배우자가 동질 혹은 이질 양육 스타일인지 점검하고 그 배경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7. 단죄받는 양육 방법
부모의 52%가 그들의 배우자가 양육방식에 대해 단죄받는 느낌, 즉 비판적이라고 느꼈다. 그 중 18%는 거의 항상 그런 느낌을 받는다고 답했다. 44%는 양가부모에 의해 단죄받는다고 느꼈고, 자신이 속한 사회계층에 의해 판단받는다는 대답은 35%, 친구들은 29%, 25%는 온라인 그룹에 의해 그렇다고 답했다.
흥미로운 것은 아빠들은 종종 혹은 항상 엄마들에게 단죄받는다고 여긴 반면, 엄마들은 종종 혹은 자주 타인에 의해 단죄받는다고 답한 점이다. 아시아인 부모는 타인종에 비해 양가의 의견이 중요하게 반영되었고, 백인 부모는 속한 사회계층 눈치를 많이 봤다.
8. 자녀의 인재상
66%의 부모가 정직하고 윤리적인 성인으로 아이가 자라가는 것이 극히 중요하다고 답했다. 48%는 근면성실하게 일하는 것을, 42%는 자신과 다른 사람을 포용할 줄 아는 것을 40%는 도움이 필요한 타인을 돕는 것을 꼽았다. 27%의 부모만이 원대한 야망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고 답했다.
35%의 부모만이 같은 종교를 같는 것이 중요하다 답했고, 16%는 정치성향까지도 같기를 바랬다. 그건 민주당이나 공화당 성향 부모 모두 똑같은 비율로 답했다.
흑인의 40%, 히스패닉의 39%가 같은 종교를 같는 것이 극히 중요하다 여긴데 반해 백인과 아시아인 합쳐 32%많이 그렇다고 답했다. 보수 개신교를 가진 부모의 70%가 극히 중요하다 답한 반면, 일반적 혹은 진보 개신교 부모의 29%만이 그렇다고 답했다. 35%의 가톨릭 부모들이 그렇다고 답했다.
- 즉, 미국 부모의 27%만이 자녀에게 공부공부할 것이라는 말이다. 대다수의 부모들은 정직, 도덕, 근면성실, 포용, 이타주의가 매우 중요하다고 답했다. 바로 여기에 ‘사람이 존중받고 살만한 사회’의 답이 있지 않을까. 이것을 오늘날 미국식 양육법의 중요한 특징이라고 할 만하다.
- 현대문화에 대해 비판적이고 보수적인 태도를 취하는 보수주의 개신교와 가톨릭 부모들이 자녀들에게 같은 종교를 강요할 가능성이 많다. 위에 다른 설문을 보면, 아마 이렇게 자란 자녀들은 반감에 이질적 양육을 할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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