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아이들을 스마트폰으로부터 떼어놓을 수 있을까?-뉴요커 기사

by Jessica Winter, 3.28.2024.

미국에서 10~14세 아이들의 자살률은 2007~2017년 사이에 두배로 증가했다. 뉴욕대의 사회심리학자인 조나단 하이트에 의하면, 1996 이후에 태어난 이들은 더 약한 ‘정신적 면역 체계’를 가지고 있다고 한다. 이 면역체계란 아이가 답답한 일들과 작은 사고들, 짜증나는 일들, 소외, 불의, 그리고 일상적인 갈등 등을 제대로 다룰 수 있는 능력을 의미한다.

2009~10년 어간에 페이스북에 ‘좋아요’ 버튼이 생기고 트위터가 ‘리트윗’ 기능을 소개하고, 셀카의 시대가 도래했다. 학자들의 보고에 의하면, 이후로 불안과 우울장애가 급증하고, 가장 큰 희생자들은 흑인 아이들과 성 소수자 아이들이 되었다고 한다.

스마트폰과 소셜미디어가 점차 퍼져가던 2000년 후반에서 2010년 초반부터 아이들은 점점 덜 놀게 되었다. 이런 놀이들은 대부분 짜여진 계획이나 구조가 없이 아이들이 마음껏 자유롭게 놀 수 있는 시간들이었다. 동시에 부모들은 ‘안전제일주의’에 집착하게 되었다. 이런 부모들은 아이들이 스마트폰 GPS기능을 켜놓고 어디를 다니게 해야 직성이 풀린다. 만일 아이가 어른 동반 없이 혼자 돌아다닌다면, 그 부모는 아마도 경찰에 불려가 조사를 받을 것이다. 이런 것이 ‘안전주의’의 한 단면이다.

또 하나의 문제는 부모들이 스마트폰을 통해 아이들의 학사까지 간섭하려드는 데에 있다. 어떤 부모는 아이가 학교 퀴즈 문제를 실시간으로 사진 찍어 보내기를 원하기도 하고, 또 다른 부모는 교사에게 이런 제목의 이메일을 보냈다. ‘나는 당신이 하는 말을 전부 들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난 당신의 말을 좋아하지 않습니다.’

나는 아이들이 스마트폰 대신에 더욱 흥미진진한 ‘현실 세계’를 발견할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를 위해서는 각 개별 가정의 노력뿐 아니라 공동체적인 노력도 필요하다. 예컨대, 아이들끼리 가는 캠프에 친한 아이들의 부모들이 절대 스마트폰을 보내지 않겠다고 약속하는 것이다. 부모와 지역공동체의 ‘안전주의’를 넘는 일도 필요하다. 아이들이 각종 심부름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게 좋다. 그 과정에서 아이들은 딴길로 새기도 하면서, 현실세계의 즐거움을 맛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들은 내가 알고 있는 이웃들의 눈초리가 감시하는 사회적 안전망 안에 있다고 믿는다.

다만 선진국 중 최악의 ‘걸음성’으로 악명 높은 미국의 보행 체계는 바뀌어야 한다. 좀 더 행인이 안전하게 걸을 수 있도록 말이다.

하이트에 의하면 부모들은 현실세계에서는 과도한 안전주의에 빠져있으면서-예컨대, 아이들이 상처를 받지 않도록 섬세하게 배려하는 등-정작 가상공간에서는 그저 자유방임하고 있는 꼴이다.

우리집은 최근에 복잡한 도시를 피해 한적한 마을에 있는 큰 집으로 이사했다. 그 집에는 인테리어를 마무리하지 않은 다락방이 있다. 내 두 아이들은 그곳을 발견하고는 그 공간을 자신들의 놀이에 맞도록 페인트칠하고, 꾸미고, 수선했다. 나는 아이들 허락 없이는 절대 그 다락에 들어가지 않는다. 이런 활동을 통해서, 아이들은 스마트폰에서 탈출할 수 있다. 부모가 개입하지 않는 자유롭고 창의적인 시공간을 허락하는 것이 유익한 대안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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