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란 무엇인가? 저자가 읽은 소설 ‘Still Born'(by Rosalind Harvey)에는 유럽 딱따구리가 나온다. 이 새는 남의 둥지에 알을 낳기로 유명하다. 하지만 스틸본의 저자에 의하면 우리는 아이를 고를 권한이 없다. 그저 주어진 것을 키울 뿐이라는 것이다. 마치 딱따구리를 정성스럽게 키워내는 비둘기 부부처럼 말이다.
소설에 나오는 로라는 박사과정 학생이다. 그는 평소에 무자녀주의자였지만 남자친구를 만나면서부터 그런 신념이 흔들리기 시작해서, 아예 난자가 생성되지 않게 수술을 해버린다. 하지만 그의 단짝 친구 알리나는 결혼해서 인공수정을 통해 아이를 가진다. 로라는 둘 사이에 생긴 ‘틈’을 슬퍼한다.
로라는 서구사회가 비이성적으로 ‘엄마’에게 지운 짐에 대해 비판한다. 하지만 여자가 왜 그런 희생을 해야하느냐는 성 고정관념 비판론은 소설 내내 이어지지만 독자들의 공감을 얻지는 못한다.
소설에서는 로라가 도움을 필요로하는 니콜라스라는 어린 남아를 둔 도리스라는 이웃이 등장하면서, 도움에 뛰어든 로라의 모습이 나온다. 로라는 청하지 않은 도움을 주지만 그렇다고 도리스가 그 도움을 거절하는 것도 아니었다. 니콜라스를 키우는데 동행하면서 로라는 자신과 부모와의 문제 많던 관계도 다시 생각해보게 되고 창가에 둥지를 텄던 딱따구리도 가련하게 여기게 된다. 왜냐하면 그 딱따구리는 생부모에게 버림받고 양육부모에게도 버림받았기 때문이다.
로라는 세계 어딜 가나 존재하는, 모임의 한가운데에 있고 활동단체를 활발히 이끌어 가는 그런 유형의 사람이다. 그는 자녀가 없기 때문에 그런 자유로 다른 사람들의 필요에 응답할 수 있었다. 소설은 그의 자녀없음에도 불구하고 그가 얼마든지 다른 것들에 그의 사랑을 쏟아부을 수 있다고 말한다.
소설은 엄마란 무엇인가에 대해, ‘당신이 꼭 엄마가 될 필요는 없지만, 당신은 당신에게 가까운 무엇을 위해 당신의 일을 해야한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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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 자식들을 잃어버린 비둘기 부부의 관점에서 생각해보면, ‘엄마를 엄마되게 하는 것’은 ‘여성 특유의 본능’이 아니라 자신에게 주어진 자녀를 남을 돕는 마음과 같은 마음으로 잘 키워내려는 마음이다. 이것은 이 시대의 엄마들, 양육부모에게 어떤 의미를 줄까? 그런 사람이 있을 수 있다. 나처럼, 산후우울증을 길게 겪으면서, ‘나는 왜 그런 모성본능, 육아본능이 없지? 내가 나쁜 X인가?’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을 수 있다. 현대의 페미니즘 연구와 과학 연구는 ‘모성 본능’이란 건 따로 없으며, 남자도 아기를 돌보면 여성 호르몬이 증가한다는 것이다.
엄마란 무엇인가? 당신이 만약 그런 무한 희생의 모성 신화에 의해 가스라이팅 당하는 것 같다면, 그 굴레에서 벗어나야 한다. 우리 모두는 누구의 아빠, 엄마이기 이전에 ‘나 자신’이며 자신을 완전히 망실해버린 육아란 결국 나중에 자녀에게 보상심리로 나타나 자녀를 힘들게할 뿐이다. 그것이 베키 박사의 조언이기도 하다.
모성이든 부성이든 가꿔나가는 것이다. 그런 노력만이 ‘엄마를 엄마되게, 아빠를 아빠되게, 타인을 양육부모되게 만드는 것이다.
사진- Pixabay